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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신병 훈련소 수료를 앞둔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 아빠 손 편지

신병교육대 훈련 수료를 앞두고 아들 길동이에게 보내는 엄마 아빠로 부터의 손 편지. 이름만 바꾸면 대한민국 군인 간 훈련병 누구에게나 해당되고 모든 부모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훈련병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신병훈련소 수료를 앞두고 있는 아들에게 보낸 엄마 편지


길동아!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신병훈련도 거의 끝내고 수료식 연습에 들어갔을 거 같구나.

힘든 훈련과정을 인내와 용기로 잘 통과했다는 것이니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앞으로의 군생활도 자신감있게 해 나가기를 바라며 몇 가지 말해주고자 한다.

 

길동아,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며 모든 것은 때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식은 자신이 잘 되어서 부모를 기쁘게, 잘해줘야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먼 훗날 해외여행 시켜주는 것보다 다가올 여름휴가 가족 국내여행이 낫고, 가족 여행 못지않게 주말 매봉산 등산을 같이하는 것이 좋고, 주말등산도 좋지만 오늘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것이 더 부모에게 행복을 준단다.

 

우리 삶에서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 지금 현재가 의미 있는 것이다.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이런 말이 사람들 간에 회자되는 것도 현재를 잘 보내는 것이 바로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길동이가 막내둥이로 태어나다 보니 성인이 된 지금엔 엄마, 아빠 나이가 적지 않다. 벌써 환갑이 지났잖니?  엄마는 영원히 길동이 옆에 있어주고 싶어 하지만 세월이 엄마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나중에 잘되어서 어떻게 잘해주겠다는 생각보다는 오늘 지금 엄마에게 따뜻한 말로 호응하고 챙겨주는 것이 의미 있고 값진 것이 된다. 그 점은 아빠도 마찬가지고. 

 

길동아,

혹시라도 마음에 부담을 갖고 있는게 있다면 내려놓아라. 엄마도 그럴 테지만 아빠도 길동이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저 평범하게 자기 앞가림을 하는 무난한 인생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크게 아프지 말고 자기 밥벌이하는 정도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숨은 능력을 발휘하도록 노력은 하되 엄마 아빠 등 주변을 의식하여 뭔가를 보여주려 무리수를 둔다거나 자기 고집에 집착하지 않도록 해라. 진짜로 자신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고 좋아하는 것을 진득하니 해 나가기 바란다.

 

길동아,

인간은 유한한 시간을 사는 존재다. 끝없이 하나에 매달릴 수도 없고 끝없이 기다려 줄 수도 없다.

삼세번, 옛날부터 세번을 의미 있게 여겨왔다. 한 번에 끝내기는 아쉬우니까 세 번까지는 해보고 다른 길을 모색해야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다는 의미였지. 어떤 일에 3번 정도 시도해서 안되거든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세월 앞에 장사 없고 우리네 인생이 무한하지 않으니까.

 

길동이가 어떤 선택으로 어떤 일에 관심을 쏟던 엄마 아빠는 길동이 편이다. 다만 길동이가 세상의 풍파를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바라지만 뜻과 다르게 시행착오와 고생을 하게 되면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니 부모라도 자식의 고생을 대신해 줄 수 없으며 용기로 헤쳐나가길 지켜볼 밖에.

 

길동아,

아빠가 생각하는 지혜로운 인간관계 행동 요령이랄까 하는 몇가지 얘기로 편지글을 마무리할게.

 

세상살이 성공의 열쇠란 것이 별것 아니야. 내편이 되어줄 사람들을 많이 만드는 능력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해. 방법은 간단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고 위해주면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게 되어있어. 또는 상대방이 좋아해 주는 만큼 비슷하게 내가 상대방에게 호의로 대해주는 거야. 

사람이란 누구나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 자기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거든. 

나를 응원하고 믿어주는 내 편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고마운 거야. 

 

사람들은 자기를 편안하게 해 주고, 재미있게 말해주고, 화를 내지 않고 끝까지 참고 (어떤 일에서도 참을성과 화내지 않는 사람이 최종 승리자), 조급해하지 않고 오래 기다려주고, 얻어먹기보다 베풀어주고, 상대의 잘못을 쿨하게 용서해 주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자기가 맡으려 하고, 얼굴 잘생긴 거보다 목소리가 배우 한석규처럼 맑고 부드럽게 끌림이 있는 사람을 좋아해. 

세상 사람들이 상대방에게서 가장 호감을 느끼는 요인이 목소리야, 얼굴이나 키가 아니야, 참고해. 

다른 아무것이 없어도 호감 가는 끌림이 있는 목소리로 말을 하면 그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성공에 열 걸음 다가가 있는 거야. 

목소리는 많은 연습으로 끌림 있는 호감형 목소리로 변화시킬 수 있어.

 

길동이는 위에서 말한 남들이 나를 좋아할 요소들 중에서 몇 개를 갖추고 있을까? 

위의 요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가지고 나오는 게 아니고, 오히려 자기 연습과 자기 공부를 통해 후천적으로 갖춰지는 것 들이라고 할 수 있어. 

나에게 필요한 것, 부족한 것에 대하여 체크해 보고 지금부터라도 채워나가면 되겠지? 

길동이는 똑똑하니까 금방 말귀를 알아듣고 자기 생활의 방향성을 설정할 것이야.

 

항상 마지막 마무리가 중요한 거 알지? 

끝까지 집중하여 다치지 말고 훈련의 대미를 장식하고 진짜군인으로 수료하기를 바라.

홍길동 정말 잘했다.  충성!

- 2023년 6월 11일 아빠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