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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동이 트는 새벽꿈에 고향을 본 후~~

외투입고 투구쓰면 맘이 새로워

거뜬히 총을 메고 나서는 아침, 눈 들어 눈을 들어 앞을 보면서

물도 맑고 산도 고운 이강산 위에 서광을 비추고자 행군 이라네.

(간주) 빠 밤빠 밤빠바~ 빠 밤빠 밤빠바 ~ 


길동이도 지금쯤은 부르고 있거나 부르게 될 "행군의 아침"  군가야.

아빠가 강원도 자대에서 3년을 아침 기상 후 구보할 때 자주 불렀고, 내가 병장 때 어깨에 초록색 견장 달고  '내무반장' 할 때는 부대원들 아침구보 인솔하면서 거의 매일 "행군의 아침"을 부르게 했기에 가장 마음이 끌리는 군가 중에 하나였지.

 

가사 중에 "거뜬히 총을 메고 나서는 아침"이라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왠지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니 희망이 샘솟는 느낌이 들었거든. 집에 있는 가족들이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이른 아침에 내가 가장 먼저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니 나를 믿고 가족들은 마음 놓고 늦잠을 잘 수 있는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나 스스로가 뿌듯해지는 그런 기분이 들었거든.

 

길동이도 비록 오늘 하루 훈련에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계속 시험받겠지만 가족들이 너의 파이팅을 응원하고 있음을 생각하고 참고 버티고 극복해 내길 바래. 엄마도 누나들도 아빠도 이구동성으로 길동이가 신병훈련을 동기 훈련병들에 뒤지지 않고 기어코 통과할 거라고 긍정하며 무조건 응원하고 있어.

 

'더캠프' 어플 카페에서 중대장님 알림 소식을 보니 오늘부터 수요일까지 각개전투를 한다고 하더구나. 무더위에 땀과 흙먼지 범벅이 되어 훈련받느라 고생이 많은 것 알고 있다. 게다가 각개전투이니 쉼 없이 구르고, 달리고, 포복하고, 철조망 통과에 엎드려 사격 후 엄폐물 반대로 돌아 전진, 산비탈을  약진 앞으로 돌진하고, 숨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즈음에 저기 앞에 고지를 향해 "분대 돌격 앞으로~" 사력을 다해 목표 고지에서 백병전, 찔러 총으로 마지막 적을 무찌르고 고지 탈환,... 이렇게 각개전투 1회가 마무리되지.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체력이 고갈될 즈음에 하루 훈련이 끝나겠지.

 

아빠도 83년 1월 7일 엄동설한에 입대하여 논산 훈련소 28 연대에서 황토 흙, 눈과 얼음녹은 구덩이, 찬서리 칼바위 산비탈을 구르고 달리며 지금 길동이가 받고 있는 훈련들을 모두 받았다. 길동이는 반드시 각개전투, (야간) 행군 등 남은 훈련과정을 패스하게 될 거야. 저번에 말한 것처럼 길동이 몸속에 흐르는 DNA는 사격, 화생방, 각개전투, 행군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아빠로부터 증명되어 있어. 고비마다 체력의 한계를 넘어야겠지만 용기백배 기필코 통과해 내게 될 거야.

 

마지막 당부말은 잘 알지?

몸 다치지 않게 요령껏 자세 잡고 유연성 발휘하고 힘내고 밥 양껏 먹어주고.

이 편지를 읽고 있는 시간에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어떤 일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했다. 입영도 훈련도 엊그제 시작한 거 같은데 어느새 끝나게 될 거야. 그렇게 군대시절도 인생의 한 페이지로 지나는 거야.  

 

길동이 해낸다!